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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KS 우승①] 실패가 만든 불펜 야구, 염경엽 감독 한 풀었다

LG 트윈스가 무려 29년 만에 '신바람 야구'를 일으켰다.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얼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을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LG가 KS에서 우승한 건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이자 29년 만이다. 아울러 구단 역대 세 번째 통합 우승까지 달성했다.염경엽 LG 감독은 KS 우승 한(恨)을 풀었다. 염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2013~2016)와 SK 와이번스(2019~2020) 감독 시절 KS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KS에 진출한 것도 2014년이 유일. 당시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패해 눈물을 삼켰다.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가 큰 이유다.지난 7일 KS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KT 위즈의 우세를 점치는 예상이 많았다. LG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 KS에 직행했지만 악재가 작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부상 문제로 팀을 떠나 선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빈자리를 채울 국내 선발진은 포스트시즌(PS) 경험이 부족했다. 반면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NC 다이노스를 '리버스 스윕'으로 제압한 KT는 선발 삼총사(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가 건재했다. 무게의 추가 기우는 것처럼 보였다. KS 4차전까지 LG 선발은 평균 4이닝만 소화했다. 1차전 케이시 켈리를 제외하면 어느 선발도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차전 최원태는 아웃카운트를 고작 하나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가기도 했다. LG가 판세를 뒤집은 힘은 불펜의 뎁스(선수층)였다. 투수 3명(손동현·박영현·김재윤)에 의존한 KT와 달리 LG는 무려 7명의 필승조를 운영했다. KS 2~3차전 각각 7명씩 포함, 4차전까지 경기당 5.5명(KT 3.5명)의 불펜을 투입하는 물량전으로 맞섰다. 이강철 KT 감독이 "내 기억상으로 LG가 (1위로 기다린 팀 중) KS에서 불펜을 제일 많이 쓰는 거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지난해 11월 LG 사령탑에 오른 염경엽 감독은 '불펜'에 주목했다. 의외일 수 있었다. 2022시즌 LG는 세이브왕(고우석)과 홀드왕(정우영)을 동시 배출한 자타공인 KBO리그 불펜 왕국. 불펜 평균자책점도 1위(3.33)였다. 외관상 큰 문제 없었지만,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경계한 건 쏠림 현상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3명(고우석·정우영·이정용)에 치우치면 팀이 힘들다고 봤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감독으로 경험한 실패가 그런 준비를 하게 했다"고 말했다. 행동을 실천에 옮겨 상무야구단에 1차 합격한 이정용의 입대를 만류했다. 신인 사이드암스로 박명근을 개막전부터 기용하고 '저평가 우량주' 백승현과 유영찬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백승현은 지난해 12경기(평균자책점 10.80) 등판에 그쳤다. 2020년 입단한 유영찬은 1군 데뷔도 하지 못한 '전력 외 자원'이었다. 팀 내 주목받지 않던 투수를 꾸준히 1군에 올려 테스트했다.불펜에 살을 찌우니 '회복탄력성'이 생겼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고우석과 정우영의 기복이 정규시즌 내내 심했다. 특히 고우석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KS 대비 평가전에선 허리 통증 때문에 투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은 KS에서도 100%가 아니다. 주축 불펜 2명이 흔들리지만, LG가 꿈쩍하지 않는 건 결국 불펜의 힘이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염경엽 감독님이 잘한 거는 유영찬과 백승현을 키워냈다는 점이다. 두 투수의 정규시즌 피안타율이 2할대 초반(0.220)과 1할대 후반(0.197)이다. 기록만 보면 압도적인 유형"이라면서 "너무 젊은 투수들이라 KS에서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컸을 텐데 2차전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주면서 그들의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염경엽 감독은 2020년을 끝으로 SK 와이번스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한동안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낸 그는 '야구는 투수 싸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KS 4차전에 앞서 염 감독은 "2년을 쉴 때 내가 (지도)했던 경기만 본 게 아니고 다른 경기도 보면서 '나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간접 경험 같은 걸 했다"며 "이전보다 침착해졌다. (불펜을 비롯한)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며 껄껄 웃었다. 'LG표 불펜'은 30년 가까이 멈춰 있던 KS 우승 시계를 돌린 원동력이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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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구원자의 느낌" 20승·200K 달성한 페디의 '무기'

NC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가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페디는 "스위퍼(Sweeper)로 한국에서 성공을 이뤄냈다. 너무나 감사한 구종"이라고 말했다.페디는 10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6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천적' 한화(4승 평균자책점 1.42)를 제물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 역사상 '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을 정복한 선수는 페디가 역대 5번째. 1986년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 이후 37년 만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사상 처음이다. 다니엘 리오스·더스틴 니퍼트를 비롯해 시즌 20승을 해낸 외국인 투수(역대 6명)는 있었지만, 모두 200탈삼진에는 미치지 못했다.KBO리그에선 시즌 20승(역대 22명)보다 200탈삼진(역대 14명)을 달성하기 더 어렵다. 시즌 최대 30번 안팎의 선발 등판을 한다면 경기당 7개 정도의 탈삼진을 꾸준히 쌓아야 한다. 페디는 전반기 15경기에서 삼진 109개를 기록, 안우진(키움 히어로즈·130개)에 이은 2위였다. 안우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9월 이후 탈삼진 1위를 탈환하더니 페이스를 끌어올려 200탈삼진마저 넘어섰다. 페디의 9이닝당 탈삼진은 9.91개로 안우진(9.80)과 웨스 벤자민(KT 위즈·8.80개)에 앞선 리그 1위다. 페디가 많은 삼진을 잡아낸 비결 중 하나는 '스위퍼'다.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주 무기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용 빈도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MLB에서 뛴 페디는 시즌이 끝난 뒤 미국 애리조나 야구 관련 종합 프로그램 시설 푸시 퍼포먼스(Push Performance)에서 몸을 만들었다. 여기서 흥미를느껴 장착한 신무기가 바로 스위퍼다. NC와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넌 페디는 스위퍼를 KBO리그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어느 정도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은 뒤 구종 비율을 늘렸다.200탈삼진 기준 결정구 비중이 가장 큰 구종도 스위퍼다. 올해 페디가 스위퍼를 결정구로 던져 잡은 삼진이 91개로 절반에 이른다. 투심 패스트볼(56개) 체인지업(33개) 컷 패스트볼(20개)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좌우 움직임이 큰 스위퍼로 타자의 배트를 유인한다. A구단 전력분석원은 "페디의 피치 디자인을 보면 좌우로 찢는 성향이 크다. 상하의 무브먼트보다 좌우가 중요한데 스위퍼를 장착하면서 (좌우로 궤적이) 벌어지는 게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투심 패스트볼과 적절하게 섞어 스트라이크 상하좌우를 모두 활용한다.페디는 "내게 스위퍼란 항상 기대할 수 있는 구종이다. 사람으로 봤을 때 구원자의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 구종을 쓸 거다. (결과가 이렇게 좋은데)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라며 웃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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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3연패 양현종, 애착 기록 연장 '무산 위기'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5)의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도전에 먹구름이 끼었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7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4실점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LG 내야수 문보경에게 2회 초 솔로홈런, 4회 초 스리런포를 맞았다. KIA가 3-4로 패하며 양현종은 올 시즌 10패(7승)째를 당했다. 양현종은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를 올린 뒤 3경기 연속 패전 투수가 됐다.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다.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6이닝 2실점, 13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은 5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최근 3경기에서 2점밖에 받지 못했다.양현종은 최근 8시즌(미국 무대에서 뛴 2021시즌 제외) 연속 10승 이상 거뒀다. 역대 5번째 기록이었다. ‘연속 시즌 두 자릿수 승수’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은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보유한 10시즌(1989~1998)이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이 KIA 투수코치였던 시절(2007~2012시즌) 그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님이 정말 대단한 기록을 해냈다. 다시 도전하기 어려운 기록이기 때문에 나도 10년 연속 10승 달성에 욕심을 내고 싶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일단 올 시즌 10승 이상 거둬야 10년 연속 기록도 도전할 수 있다. 아직 3승이 모자라다. 올 시즌 내내 페이스가 더뎠다. 양현종은 6~7월 등판한 9경기에선 2승(5패)에 그치기도 했다. 8월 중순 한차례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심신을 충전했고, 복귀한 뒤 이전보다 나아진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승운이 따라지 않았다. KIA는 19일까지 120경기를 치렀다. 양현종은 최소 5번 더 선발 투수로 등판한 전망이다. 올 시즌 등판한 24경기에서 양현종이 기록한 승률은 0.412이다. 산술적으로는 3승 추가하기 어렵다. ‘9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양현종은 지난해 9월 2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2022시즌 170이닝을 돌파, KBO리그 역대 최초로 8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를 해냈다. 양현종은 평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인 기록은 이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선발 투수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 양현종은 21일 기준으로 올 시즌 13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170이닝까지는 32와 3분의 1이닝이 남았다. 올 시즌 양현종의 경기당 선발투구 이닝을 5와 3분의 2이닝이다. 남은 5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막아야 170이닝을 돌파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21 08:5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실점률 61.5%? 실투는 2개뿐...피홈런은 류현진 명품 투구 가치를 깎아내릴 수 없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안정감을 이어가고 있다. 특유의 ‘아트 피칭’으로 등판마다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13일(한국시간) 홈(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는 480일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8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패전 투수가 됐지만, 투구 내용은 좋았다. 부상 관리 차원에서 80구 안팎으로 투구 수가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6이닝을 소화한 점도 고무적이다. 유일한 아쉬움은 피홈런 실점률이 높다는 것이다. 13일 텍사스전에서도 4회 초 선두 타자 코리 시거에게 안타를 맞은 뒤 로비 그로스만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까지 허용했다. 이 실점이 없었다면, 세 차례 사이영상 수상자 맥스 슈어저(텍사스)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8일 오클랜드전에서도 피홈런 탓에 패전 투수가 됐다. 토론토가 1-0으로 앞서 있던 4회 말, 주자 1명을 두고 상대한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좌월 홈런을 맞았다. 그의 유일한 실점은 이 피홈런으로 기록됐다.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5이닝 2실점하며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분투했지만, 4회 말 엘레후리스 몬테로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옥의 티를 남겼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전에서는 1회 상대 간판타자 호세 라미레스, 5회 ‘신에’ 타일러 프리먼에 솔로포 2개를 허용했다. 클리블랜드전도 실점은 피홈런뿐이었다. 실투는 거의 없었다. 당장 13일 텍사스전에서 그로스만에게 허용한 투런홈런도 컷 패스트볼(커터)이 몸쪽으로 잘 들어갔다. 8일 오클랜드전에서 페레즈에게 맞은 홈런도 타자 몸쪽(우타자 기준)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친 포심 패스트볼을 타자가 잘 걷어올렸다. 2일 콜로라도전에서 몬테로에게 맞은 홈런은 체인지업이 다소 가운데로 들어갔다. 이 공은 실투였다. 복귀전이었던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6회 거너 핸더슨에게 맞은 가운데 체인지업도 마찬가지. 하지만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전 5회 프리먼에게 홈런을 허용할 때 던진 낮은 커브, 2회 라미레스에게 던진 높은 코스 직구는 상대 타자가 잘 대응했다고 보는 게 맞다. 올 시즌 피홈런 6개 중 실투는 2개뿐이다. 류현진은 13개월 재활 공백기를 보내고도, 실전 감각 저하 우려를 지워버리고 연일 멋진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전에선 타구가 무릎에 맞는 예상하지 않은 변수가 생긴 탓에 4이닝 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다른 7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막았다. 복귀전(8월 2일 오리올스전)을 제외하면 3점 이상 내준 경기도 없었다. 경기당 75.8구(총 606구)를 기록 중인 류현진. 피홈런 6개 중 실투는 2개뿐이었다. 투구 내용을 꼬집기엔 다른 599구의 퀄티티가 너무 높다. 최근 2연패도 타선의 득점 침묵이 그 원인이다. 류현진은 건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3 17:05
프로야구

돋보이는 67.9%와 1.48개, '5강 희망' 롯데의 '구원 투수' 윌커슨

후반기에 합류한 애런 윌커슨은 롯데 자이언츠의 연패 스토퍼이자 구세주다. KBO리그 입성 후 8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ERA) 2.03을 기록하고 있다. 팀 동료 찰리 반즈(1.43)에 이어 후반기 평균자책점 2위. 올스타 휴식기에 합류해 리그 적응 기간이 아주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중간 성적표다. 최근 1점대 평균자책점을 이어온 윌커슨은 지난 5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실점 했다. 5-1로 앞선 5회 초 1사 1, 2루에서 유격수 노진혁의 실책성 플레이 탓에 아쉬움이 컸다. 윌커슨의 영입은 롯데가 던진 마지막 승부수다. 롯데는 올스타 휴식기인 7월 18일 댄 스트레일리(3승 5패 평균자책점 4.37)를 방출하고, 윌커슨과 총액 35만 달러(4억 7000만원)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58승 31패 평균자책점 3.42를 올렸고, 독립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했다. 대학 졸업 후 프로 구단 지명을 받지 못해 식료품점에서 일한 독특한 이력까지 있다. 윌커슨은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도록 '구원 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을 투구하며 불펜진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4.57로 퇴출 후보로 거론된 반즈가 후반기 환골탈태하는 자극제 역할도 한다. 윌커슨은 첫 등판이던 7월 26일 두산의 12연승 도전을 가로막는 동시에 팀 3연패를 끊으며 KBO리그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지금까지 3연패 두 차례, 7연패 한 차례를 끊는 '연패 스토퍼' 역할을 맡았다. 롯데는 윌커슨의 합류 덕에 5강 희망을 이어가는 셈이다. 윌커슨은 구위가 압도적인 유형은 아니다. 전체 구종의 37%를 차지하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3.6㎞/h다. 분당 회전수도 2117.8로 리그 평균보다 낮지만, 피안타율은 0.154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슬라이더(18.2%) 체인지업(13.3%) 커브(13.8%) 커터(17.7%) 등 여러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던진다. 윌커슨의 진짜 무기는 커맨드(원하는 곳으로 던지는 제구력)에 있다.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두루 활용한다. 특히 우타자 기준 바깥쪽 승부에 강하다. 그의 스트라이크 비중은 67.9%다. 올 시즌 45이닝 이상 던진 투수 90명 중 네 번째로 높다. 9이닝당 볼넷은 1.48개로 최소 2위에 올라있다. 이런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를 제압한다. 윌커슨은 "초구 스트라이트를 잡아야 승부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최대한 빠른 템포로 던져 야수진이 힘들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에 그의 스타일이 담겨 있다. 이형석 기자 2023.09.06 12:27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GSc 54점…류현진의 마지막 관문 '이닝'

54점. 올 시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기록한 평균 게임 스코어(Game Score·GSc)다.세이버매트릭스(야구를 통계‧수학적 방법으로 분석) 전문가 빌 제임스가 고안한 게임 스코어는 선발 투수의 경기 활약을 수치화한 지표다. 선발 등판하면 기본 50점이 주어지고 활약에 따라 점수가 가감된다.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마다 1점, 4회 이후에는 이닝 종료마다 2점, 탈삼진당 1점의 점수 등이 더해진다. 또 자책점당 –4점, 피안타당 –2점, 볼넷당 –1점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산출된다.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경기 내용이 좋았다는 의미다.한 경기에서 가능한 게임 스코어는 최대 114점이다. 9이닝 퍼펙트게임을 달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모든 아웃카운트를 탈삼진으로 채워야 할 수 있다. 지난 6월 2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역대 24번째 퍼펙트게임을 해낸 도밍고 헤르만(뉴욕 양키스)의 게임 스코어는 96점(9이닝 9탈삼진 무실점). MLB 역대 게임 스코어 1위는 1998년 5월 7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한 경기 20탈삼진을 달성한 케리 우드(당시 시카고 컵스)의 105점이다. 게임 스코어의 평균은 50점, 대부분의 기록이 40~70점 사이에 형성된다. 류현진의 올 시즌 게임 스코어는 평균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류현진의 게임 스코어가 높지 않은 건 '부족한 이닝'이 한몫한다. 시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6이닝 소화가 없다.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했다. 5회를 마쳤을 때 투구 수가 76개로 6회 등판이 예상됐지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서 회복한 첫 시즌인만큼 관리가 철저한 모습이다. 류현진의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74.5개. 풀타임 마지막 시즌인 2021년 86.7개와 비교하면 10개 이상이 줄었다. 투구 수가 적으니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어렵다. 게임 스코어도 낮을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지난달 21일 신시내티 레즈전(61점)부터 3경기 연속 게임 스코어가 하락했다. 콜로라도전 게임 스코어는 MLB 복귀전인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35점) 다음으로 낮다.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의 장기 계약(4년·8000만 달러, 1057억원)이 마무리된다.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받으려면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토론토는 선발 로테이션 잘 돌아간다. 류현진과 알렉 마노아를 제외한 4명(크리스 배싯·호세 베리오스·케빈 가우스먼·기쿠치 유세이)의 선발 투수가 아메리칸리그(AL) 이닝 소화 톱20 안에 모두 포함된다"며 "류현진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도 불펜의 부담이 적다. AL 와일드카드 레이스까지 치열하니 불펜이 더 빠르게 움직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콜로라도전에서는 한 이닝 더 던지겠다고 말할 수 있지만, 류현진이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FA)라면 모를까 지금은 (자칫 부상이 재발할 수 있으니) 무리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0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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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당 볼넷 7.94→3.21개, 김태군 가세 효과에 웃는 이의리

올 시즌 KIA 타이거즈 좌완 선발 투수 이의리(21)의 투구 내용은 7월 전과 후로 나뉜다. 볼넷을 남발할 만큼 들쑥날쑥 했던 제구에 안정감이 생겼다. 이의리는 지난 1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KIA의 11-3 대승을 이끌고 시즌 10승(6패)째를 올렸다. 2022시즌(10승 10패)에 이어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1승을 추가한 것보다 투구 내용이 좋았던 점이 더 고무적이다. 이의리는 16일 키움전에서 투구 수 99개를 기록했는데, 그 중 스트라이크가 65개였을 만큼 타자와 공격적으로 붙었다. 그러면서도 볼넷은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의리는 지난 9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볼넷 허용 없이 5이닝 이상을 막아냈다. 이의리는 6월까지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등판한 15경기에서 68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 60개를 내줬다. ‘9이닝당 볼넷 허용’ 기록은 무려 7.94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4.00개 이상 기록한 선수는 이의리 한 명뿐이었다. 볼넷이 많다 보니 '타자당 투구 수'도 많았다. 이 기록도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4.40개였다. 경기당 소화 이닝은 4와 3분의 1에 불과했고, 선발 투수의 임무 수행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두 번뿐이었다. 그런 이의리가 7월 이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등판한 다섯 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막아냈고, 볼넷 4개 이상 내준 등판도 없었다. 이 기간 9이닝당 볼넷은 3.21. 15경기에서 두 번뿐이었던 QS는 최근 5경기에서만 세 번이나 해냈다. 5경기 연속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이의리에 대해 김종국 KIA 감독도 “볼넷이 줄어들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생겼고, 자신감도 커진 것 같다.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보다 타자의 배트를 끌어내는 투구를 잘해내고 있다”라며 반겼다. 이의리의 반등은 김태군(34)이 새 주전 포수로 KIA에 가세한 시점부터 시작됐다. 두 선수는 처음으로 배터리 호흡을 맞춘 지난달 8일 수원 KT전부터 5이닝 무실점 2볼넷 투구를 합작했다. 이후 이의리가 등판한 네 경기 모두 김태군이 안방을 지켰다.김태군은 “투수는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가 중요한데, 이의리는 이미 좋은 구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승부를) 들어가도 좋을 것 같다”라는 말을 전한 바 있다. 이의리가 자신의 구종(직구·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를 두루 활용하면서도 공격적인 투구를 할 수도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이의리도 김태군과 호흡을 맞춘 시점부터 빠른 승부를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7월 이후 5경기에서 타자당 투구 수는 3.90개. 종전 15경기 4.40개보다 크게 줄었다. 3볼까지 가는 경우도 감소했다. 이의리는 한창 제구가 흔들릴 때도 “구속을 애써 줄인다고 해서 제구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볼넷을 의식하지 않고, 내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엔 “김태군 선배님이 내가 투구 밸런스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리드를 해주신다”라며 반겼다. 최근 ‘국내 에이스’ 양현종과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KIA 선발진 무게감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의리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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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MVP] 고영표의 도전, "KBO리그 역사에 남는 기록 세우고 싶어요"

올 시즌 KBO리그 선발 투수들의 9이닝당 볼넷 개수(BB/9)는 평균 2.67개다. 선발 투수들이 보통 5이닝을 소화한다고 계산한다면, 경기 당 1개 이상의 볼넷은 꼭 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경기당 단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투수가 있다. KT 위즈의 고영표(32)가 9이닝당 0.75개의 볼넷을 내주는 짠물 투구로 압도적인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고영표의 여름은 더 빛났다. 7월 이후 고영표는 6경기에서 단 2개만의 볼넷을 내주는 정교한 투구를 선보였다. 또 고영표는 7월 8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무결점 투구도 펼쳤다. 매 경기 볼넷 없이 투구 수를 잘 조절한 고영표는 긴 이닝을 최소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압도적인 활약으로 고영표는 7월 한 달간 4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1.30의 호성적을 냈다.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볼넷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이에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고영표를 7월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했다. 그는 “(이 기간에) 팀이 많이 이겨서 기쁘다. 다른 선발 투수들도 잘해줬는데, 내가 이렇게 MVP까지 받게 돼 기분이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더위에도 고영표는 지치지 않는다. 고영표는 7, 8월 6경기에서 4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같은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자책점은 단 8점에 불과했고, 1점대 평균자책점(1.45)을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했다. 경기 시간도 고영표가 등판한 날이면 확 줄어든다. 올 시즌 고영표가 선발로 나선 KT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2시간 57분). 그만큼 고영표가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고영표는 더 공격적으로, 빠르게 공을 던진다. 결정구 체인지업이 있기에 가능했다. 사이드암 스로의 장점을 잘 살려 무브먼트가 뛰어난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현혹시킨다.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고영표의 체인지업 움직임이 정말 좋다. 헛스윙이 돼야 하는데 어떻게든 배트에 걸려 땅볼이 된다"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올 시즌 고영표의 땅볼유도 개수도 리그 최다 2위(175개)로 뛰어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영표의 호투 비결은 역시 ‘볼넷 억제력’이다. 고영표는 “볼넷이 죽기보다 싫다. 차라리 (타자들에게 안타를) 맞자는 생각이다”라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볼넷을 주면 수비수가 지치고 실점이 올라간다.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게 볼넷”이라며 “볼넷을 줄이다 보면 팀 실점이 떨어지고 승리 확률도 올라가게 돼 있다”라고 말했다. 7월 이후 고영표의 BB/9는 0.36으로 시즌을 치를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고영표는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BB/9 최소 신기록을 세운다. 역대 이 부문 1위는 우규민이 2015년에 기록했던 1.00개로, ‘0’의 벽을 깬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고영표는 “시즌 막바지까지 기회가 온 만큼 KBO리그 역사에 남는 기록을 만들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목표는 하나 더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20개의 QS+를 기록하는 것이다. 현재 고영표의 QS+는 15개. 충분히 노려볼 만한 기록이다. 고영표는 “QS+는 가장 만족스러운 기록이다. 선발투수라면 공격적인 피칭을 통해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하는데, 7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는 의미 아닌가”라면서 “시즌을 치르다 보니 15번이나 했는데, 20번까지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2010년대 이후 KBO리그 한 시즌 최다 QS+ 기록은 2010년의 류현진(당시 한화)이 세운 22회다. 고영표는 류현진의 기록을 듣고는 “한 시즌에 QS+를 그렇게나 많이 했다고요?”라고 놀라면서도 “언젠가는 꼭 달성해 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윤승재 기자 2023.08.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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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ERA 3.29→5.45...'선발' 야구마저 무너진 키움

최하위(10위)까지 떨어진 키움 히어로즈는 반등 동력이 사라졌다. 10개 구단 상위권 전력이었던 선발진마저 무너졌다. 키움은 지난 10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12로 패하며 2021년 4월 27일 이후 835일 만에 순위표 가장 밑으로 내려앉았다. 총체적 난국이다. 지난달 22일 간판타자 이정후가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이탈한 뒤 공격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정규시즌 내내 불안했던 불펜진은 8월 6점(6.87)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지난달 23일부터 치른 18경기에서 3승 1무 14패에 그쳤다. 키움은 전반기 선발진 힘으로 버텼다. 5월까지 이정후의 타격감이 안 좋았고, 셋업맨 김태훈을 트레이드 카드로 쓴 뒤 불펜진도 흔들렸다. 부상자도 많았다. 이 시기 안우진·에릭 요키시·아리엘 후라도·최원태, 1~4선발이 힘을 냈다. 전반기 키움은 팀 평균자책점 1위(3.29)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위(56번)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타격감이 살아난 6월 상승세를 타며 5위까지 8월 현재 키움은 ‘선발 야구’마저 사라졌다. 균열은 ‘장수 외국인 투수’ 요키시의 이탈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6월 6일 LG 트윈스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이탈한 뒤 돌아오지 못했다. 왼쪽 내전근 파열 진단을 받았고, 구단은 순위 경쟁을 위해 선수 교체를 결정했다. 대신 자리한 이안 맥키니는 6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4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이후 7월 1일 SSG 랜더스, 7일 두산전에서 QS를 해내며 기대감을 줬다. 하지만 후반기 등판한 4경기에선 모두 4점 이상 내줬다.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에선 3과 3분의 2이닝 동안 8점을 내주며 무너졌고, 바로 전 등판이었던 12일 LG전도 5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4선발이었던 최원태가 이적하며 선발진 무게감은 더 떨어졌다. 키움은 지난달 29일, 유망주 외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그리고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2024 1라운드)을 받고 최원태를 내줬다. 베테랑 투수 정찬헌이 최원태가 빠지며 생긴 자리를 메웠지만, 그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을 지키지 못하고 3과 3분의 2이닝 동안 5점을 내줬다. 에이스 안우진은 체력 저하로 공 끝이 무뎌진 탓에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 잠시 휴식을 부여받았다. 3년 차 기대주 장재영은 최근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4점 이상 내주지 않았지만, 여전히 기복이 문제다. 계산이 서는 투수는 후라도뿐이다. 경기당 6이닝을 소화해 주던 최원태가 이적한 탓에 다른 선발 투수들의 부담도 커졌다. 불펜 투수뿐 아니라 선발 투수도 자신이 더 많은 이닝을 막아줘야 한다는 심적 압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요소는 팀 사기와 전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연쇄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키움 선발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5.86을 기록, 이 기간 이 부문 10위에 그쳤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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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8월 15일 외국인 교체 시한, 모든 가능성 열어둔 NC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29·NC 다이노스)가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까.와이드너의 거취엔 현재 물음표가 찍혔다. 들쭉날쭉한 피칭 탓에 안정감이 떨어져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인권 NC 감독은 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와이드너를 두고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될 거 같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기다려 달라'는 게 와이드너의 반등인지, 교체인지 모호하지만, 그의 성적이 계약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건 사실이다.와이드너는 NC가 고심 끝에 뽑았다. 계약 발표 시점이 스프링캠프 시작 하루 전인 1월 31. KBO리그 10개 구단(30명) 외국인 선수 중 계약이 가장 늦었다. 투심 패스트볼(투심)이 주 무기인 에릭 페디와 달리 포심 패스트볼(포심)을 주로 던지는 상반된 투구 스타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시즌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서 활약한 '현역 빅리거' 프리미엄도 있었다.와이드너가 2일까지 기록한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4.94.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리그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해당한다. KBO리그 데뷔전인 5월 3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9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지만 이후 기복이 심했다. 한 경기 잘 던지면 그다음 경기에서 무너지는 배턴이 반복됐다. 이닝당 투구 수(17.5개)가 많아 경기당 5와 3분의 1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하니 그가 등판하는 날에는 불펜 소모도 적지 않았다. 선발 투수의 기본 지표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5회로 적다. NC의 고민은 와이드너가 '최악의 투수'까진 아니라는 점이다. 와이드너는 시즌 피안타율이 0.229로 낮다. 반면 9이닝당 탈삼진은 8.07개로 많은 편이다. 크게 무너진 2경기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이 3점대 초반까지 떨어진다.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디스크 신경증) 문제로 이탈한 뒤 5월 말 '지각' 데뷔전을 치렀다는 걸 고려하면 페이스가 서서히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KBO리그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 시한은 8월 15일이다. 16일 이후 소속 선수로 공시된 선수는 당해 연도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NC는 6월부터 외국인 스카우트가 미국으로 건너가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내년 시즌 영입 가능 선수를 확인하는 작업이지만 상황에 따라 와이드너 교체와 연결될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임선남 NC 단장은 와이드너 교체 여부와 관련해 본지와 통화에서 "올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오래 고민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와이드너의 다음 등판은 3일 롯데전이 유력하다. 교체 마감 시한 전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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